2019. 12. 14. 00:49ㆍ2014/14 가족여행 사이판
TREASURE SAIPAN VOL.2
다음날은 이른 아침 호핑투어가 예정되어 있었다.
내가 가장 기대하고 있던 마나가하섬에 가는 일정의 2일째
사이판을 괌대신 선택하는 이유도 실은 마나가하섬이 한몫 했다고 할 수 있었다.
북 마리아나 제도의 보석 같은 섬 마나가하섬에 가는 오전 얄밉게도 폭우가 내렸다.
선착장에 다다르자 비는 거짓말처럼 그쳐서 이내 맑은 하늘을 드러냈다
마나가하섬에 가는도중 나는 이토록 푸른 바다를 본적이 없어서 무척 신났다.
점점 '시간'이 '세월'로 불려져갈수록
세명 이서 웃으며 찍은 사진이 많지 않다.
그래서 이 사진은 의미가 있다.
푸켓의 바다도 맑고 아름다웠지만 약간은 다른 것이 푸켓은 녹색 비경의 에메랄드였고,
사이판은 푸른색 비경의 에메랄드 빛이어서 약간은 달랐다. 여기서 섬에 들어가기 전에
패럴세일링 일정이 예정되어 있었다. 나는 패럴세일링을 아주 기대했다. 예전 파타야 근처의 산호섬에서
경험한 패럴세일링을 5년뒤에 다시 경험하게 되었다.
누나도 아마 패럴세일링은 처음이었고, 아버지가 예상외로
패럴세일링을 부담스러워 하셨다. 그래서 누나와 함께 동행하기로 했는데,
매번 해병대 출신의 자부심으로 똘똘 뭉쳤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어서 나중에 무척 재미난 이야기 거리가 되었다.
긴장한 모습이 여과없이 드러난 사진은 명백한 증거가 되었다.
드디어 내차례가 되었을 때, 나는 아주 멋진 절경을 보았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북 마리아나 제도의 바다는 어디에서나 보는 그 모습과는 달랐고
보이는 모든 것들이 아주 비현실 적인 것처럼 느껴졌다.
웬지 모르게 이 사진에서 아버지의 어린 모습이 보인다.
패럴세일링을 끝내고 마나가하섬에서의 단체사진 한 컷
섬입구 주변에서 한 컷
어떤 영화에서 좋았던 순간을 아주 아련한 컬러기법으로 표현한 씬들을 기억하는가?
마나가하의 섬은 나에게 그러한 장면으로 남아있다.
무더운 날씨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바다. 너무나 여유로운 시간
자연이 만든 비경이 있던 이 섬에서 많은 사람들이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아버지는 낮잠을 주무시기로 했다. 누나와 나는 한 껏 신이 나서 사진을 서로 찍어주고
맥주와 칵테일을 사서 선배드에 여유로운 휴식을 경험했다.
스노클링도 할 수 있었는데 한 스팟 으로는 중국인들이 너무 많아서 고기보다 사람이 많이 보일 지경이었고
반대편 스팟으로는 파도가 거세어 스노클링하다 해변으로 떠밀려 오는 지경이었다. 그래도 수경안으로 보이는 세계는
다양한 컬러의 물고기들이 수도 없이 헤엄치고 있었고, 갈치 처럼 생긴 긴 물고기 부터 친숙하게 생긴 것들
다양한 종들이 바다 속을 채우고 있었다.
한 껏 스노클링 중인 누나
사이판 로컬들과 한 컷 기념
내 생각에 이모든 것을 경악케 하는 것은
중국인 관광객들이다.
보석 같은 섬을 단체로 방문하여 온갖 더러운 오물들로
오염시켜놓고 치우지도 않고 가는 습성을 보고
아버지는 경악했다. 더군다나 낮잠을 자려고 하는 사람들은
중국인들의 큰 고함소리, 자기네들 끼리 시비거는 소리에 잠을 깨야했다.
심지어 아버지가 잠든 도중 선배드 밑으로 각종오물들을 버리고 가서
단단히 화가 났다.
이 사진은 한동안 내 배경화면을 장식했다
어쨋거나, 마나가하 섬 주변을 돌아다녀야 겠다는 생각이들어
누나와 아버지를 데리고 섬 한바퀴를 빙 둘러보기로 했다.
일종의 작은 숲 같은 것이 있었는데, 확실히 내가 보지 못한 종류의 나무들을
볼 수 있었고, 영화 아바타에 나올법한 줄기에 뿌리가 자라는 특이한 종들을 볼 수 있었다.
평소 사진찍기를 별로 좋아하시지 않는 아버지도
한 컷 촬영하고 싶어하셨다.
다시 리조트로 돌아가야 하는 시점에서 나는
못내 아쉬워 보이는 족족 셔터를 눌러댔던 기억이난다.
아마도 누나는 이섬의 번화한 거리 모습이 궁금했는지
갤러리아 백화점 근처에 가보길 원했다. 지금 기억으로는
셔틀 버스를 타고 갔는데, 정말 특별한 것이 없어서
거길 갔다는 것만 기억할 수 있었다.
사진으로는 사이판의 아름다움이 극히 그 일부만 표현된다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햇볕은 시간대마다 사이판을 다른 컬러로 물들이고 있었고 그걸 지켜보는 내내 나는 넋이 나간듯 바라봤다.
만약 평소 같았다면 어딘가를 쉼없이 돌아다녔을 것이다.
리조트에 있으면서 한곳을 좀 더 오래 구경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사이판
리조트의 패키지에 포함된 저녁을 기대했다.
가족들끼리의 여행도 드물고 저녁을 그런 곳에서 먹는다는 것은
한번도 있지 않은 경험이었다.
아버지는 물론 아주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겠지만, 나는 그러한 기억이 꽤나 큰 의미가 있다.
이날 소주가 없어서 체념하시던 아버지께 점원이 소주를 찾아서 가져다 줬을때
마치 오아시스에서의 물을 발견한 사람의 모습과 같았다.
이날 랍스타를 비롯한 해산물 요리등을 먹었는데
서늘한 여름밤그것도 모기가 해충이 없어 쾌적한 밤을 선물 받은 것 같았다.
사이판은 집중할 것이 자연과 주변사람밖에 없기
때문에 그 시간이 더 소중할 수가 있다.
만약 방콕, 푸켓을 비롯한 온갖 여행자들의 도시였으면 아마 소란과 여러가지 잡다한 소음과 스트레스를 감수해야 했을 것이다.
시간이 한껏 온화해진 것 같았다. 바다는 마치 숨쉬는 것과 같이 약간의 잔잔한 파도를 반복하고
태평양 한가운데 온 것을 알게 하는 듯 곡선을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밤바다를 볼 수 있었다.
나는 이 섬에 살고 있던 폴리네시아 사람들은 적어도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오래 전 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라 직감했다.
느긋한 둘째날 사이판 기행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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