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14. 00:54ㆍ2014/14 가족여행 사이판
TREASURE SAIPAN
2014년의 사이판 여행을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기록하게 된다.
내가 기획한 여행이었고 누나와 아버지와 함께 했기 때문에
나로서는 더욱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한 생애 첫 해외여행이었기 때문에
부모님과 함께한 첫 해외여행이기도 했다. 그만큼 소중하고 애틋한 여행기를 지금 시작하려고 한다.
<사이판 국제공항>
' 부산에서 인천공항으로 '
정신줄 놓을정도로 바쁘게 돌아갔던 당시 업무로서, 심적인 부담감과 함께 정신적인
리프레쉬가 절실했던 시기였다. 하지만 난 그때는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여행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아버지의 10년 이상근무 포상으로 아버지의 회사에서 거저 보내주는 가족여행을 마다할 수는 없었다.
만약 사용하지 않는다면, 지원금은 말 그대로 없던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사실 중국을 가고 싶어하셨다.
하지만 중국은 지원금으로 두 세번은 가고도 남았으며,
여행의 차액은 금액으로 보상해 주지 않는다고 하여, 비용선이 비슷하게나마 맞는
사이판을 선택했다. 괌이냐 사이판이냐는 선택에 나는 웬지 모르게 사이판이 더 끌렸다.
당시 누나도 힐링이 필요했고, 가족 모두에게 쉼표 같은 시간이 필요했다.
엄마는 해외보다도 집에서 무한정 쉬고 싶다는 결정을 하셨고, 여행을 준비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온다는 의견을 존중하여, 엄마를 뺀 3인 가족여행이 되었다.
새벽 버스를 타면서 깊은밤을 지새우며 도착한 인천공항
출발 당시부터 우여곡절이 많아서 솔직히 걱정이 많이 앞섰다.
통상 불평이 많은 편인 아버지와 여행을 같이 한다는 건 모험이 따랐다.
겨울이었던 한국과는 달리 이글거리는 여름의 나라로, 간다는 설렘
겨울에서 여름으로 떠나는 마음은
대학 졸업기념으로 떠났던 푸켓을 떠올리게 했다.
무척 신비로운 작은섬 사이판은 세계대전 때 군수물자 보급창고로
전략적으로 중요한 섬이었다. 슬픈 역사를 안고 있는 이 섬은 전쟁이라는 개념이
전혀 어울리지 않은 작고 예쁜섬이다. 이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보며 당시의 병사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도착과 동시에 시작된 투어일정
우리나라의 행정구 두개를 합친 것 정도 밖에 되지 않은 크기의 이 섬에서
30분 남짓달려 도착한 만세절벽, 일본의 패망과 동시에 일본군은 절벽으로 일본제국 만세를 외치며 뛰어내렸다는데
당시 연합군을 경악케 했던 그 슬픔의 역사를 간직한 채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을하고 있었다.
아버지도 이러한 자연경관을 바라보는 것을 싫어하지는 않으셨다.
나를 사이판으로 이끈 것은 군시절 1페이지 분량의 잡지광고였다.
사이판 PIC리조트를 광고하는 내용이었는데 나는 듣도 보도 못한 사이판을
다만 그 한 페이지에 영감을 받아 언젠가는 가겠다고 생각을 했고,
약 5년의 시간이 지난 후에서야 우연하게 마주할 수 있었다.
PIC 리조트는 꽤 오래 전에 만들어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한국인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한국 기업이 운영한다고 듣긴 들었으나, 한국인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여기가 유일무이한 다운타운 역할을 한다고 했다.
' 몹시 충격적'
다음날의 호핑투어를 위해서
이것저것 빌릴 용품들을 구하러
한인이 운영하는 다오라 편의점에 들렸다.
다오라 편의점의 이름은 누나의 개그코드에 명확하게 부합했다
어느덧 어둑어둑한 저녁이 된 오후
저녁 뷔페를 먹으러 식당으로 향했다. 뷔페를 먹더라도 한식위주로
드시던 아버지는 죄다 서양식으로 구성된 사이판의 뷔페에 경악을 하시며
김치랑 밥과 그리고 조금이라도 한국 음식스러운 것들로 단 한 접시도 제대로 못 드셨다.
난 기성세대들의 세뇌된 입맛이 유난스럽게 느껴졌지만, 그 입맛의 극단에 있는 아버지였기에
이해할 수 있었다. '소주'를 못드시는 것은 아버지께도 고통이었을 것이다.
리조트 구경을 마치고 들어왔다
내일을 위한 정리중인 누나와 아버지
카메라를 잘못 놓고 찍은 것 같은데 별들이 찍혔다.
이 사진을 지금에서야 발견했다.
사이판의 월광
누나가 숙소 주변을 구경하자는 권유에
리조트를 끼고 있는 바다로 나왔다.
끝없는 망망대해에 마치 무인도 처럼 솟은 이 작은 섬
태평양 한 가운데 나홀로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장관을 나는 한참을 바라보았다.
내가 본 월광중에는 최고였으며, 신묘하고 아름다움에
매혹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 밤하늘을 본 것을 기억하고
그리워 한다. 아름다운 비경은 찰나와 함께 별 것 아닌 것 같은
순간에 마음을 훔쳐간다. 그 비경을 가족과 함께 본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는 밤이었다.
난 이날 무척 달콤한 잠을 잔 것 같았다.
' 트레저 사이판 첫째 날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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