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엄마와 함께 괌여행 VOL.1

2019. 12. 17. 12:112018/18 엄마와 괌

 

 


가족들과의 여행은 시간이 지나갈수록

기억이라는 필터의 필름으로 아름다움이 깊어진다

 

잊을수 없는 아름다운 기억의 순간들

 

 

 

 

 

 

Guam with Mom

 

엄마와 아들이 함께 떠난 괌

 

2018년 엄마랑 여름휴가를 함께 떠나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버지랑 한번 타이페이를 갔다 와서일까

엄마랑도 한번 여행을 가고 싶었고, 웬만한 인근국가는 엄마와 함께 하기엔 끌리는 곳이 없었다.

이미 다녀왔기도 하고, 땡볕에 돌아다녀야 하는 여행은 나에게도 엄마에게도 곤욕일 듯 했다.

체력을 방전하게 되는 도심여행은 무리겠고, 여름에 여름스러운 곳을 함께 가고 싶었는데

떠오르는 곳은 바로 괌이었다. 마침 특가 항공권으로 저렴한 티켓을 확인한데다 엄마도 가고 싶어하셨다.

언젠가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1년만에 다시 가게 되어서 좋았던 괌.

 

 

 

 

 

시간은 흘러 괌을 갈 시간이 되었다.

 

나는 1년전 짧은 일정에 여러 호텔을 경험해보고 싶은 호기심에

리프와 힐튼을 번갈아 가며 묵었는데 정말 할 짓이 못 되는 피곤한 아이디어였다.

체크아웃 시간 및 여러 동선이 얽혀서 이동하는 데만 시간을 잡아먹고

더욱이 폭우로 꼼짝없이 갇혀서 렌트를 한 의미도 없어졌던걸 기억했다.

 

 

 

 

 

이번에는 휴가를 저번보다 효율적으로 보내고 말 것이라는 각오와

엄마에게 푸르른 바다의 여유와 휴가다운 휴가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지배했다.

엄마와 단둘이 여행하는 것은 처음이라 나 또한 설레는 느낌이었다.

엄마도 그랬을까? 지인들과 패키지 떠나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셨을 듯 하다.

언제나 좋은 기분의 김해공항, 떠나는 느낌은 언제나 기분 좋다.

 

 

 

하늘에서 보는 부산의 야경을 보고

작년에서 처럼 나지막한 건물들이 반짝이는 곳에 도착해서

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확실히 괌의 더위가 부산의 더위보다는 나았다.

 

 

 

 

 

GUAM INTERNATIONAL AIRPORT

 

 

 

 

새벽에 도착한 괌은 스퀄이 내렸는지 촉촉하고 시원한 느낌이었다.

엄마는 아시아권의 열대지역이 아닌 북태평양의 열대 섬국가를 처음 경험해보았다.

괌은 미국령으로서 하와이와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는 것 같았다.

아이덴티티는 다르지만 공유하는 트로피컬의 느낌. 내가 정말 좋아하는 느낌.

1년만에 다시 이 공항에 들어섰다. 기억이 새록새록 나고 너무나 반가운 것.

새벽에 숙박하는 것은 아까운 지출이라는 엄마의 동의 하에 베로나 핫스프링으로 향했다.

 

 

 

 

그런데!!!! 작년의 베로나가 온데간데 없이 문을 닫은 것이 아닌가?!

호텔의 직원 한 분이 퍼시픽 스타로 옮겼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다행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 트렁크를 이끌고

퍼시픽 스타 리조트로 향했다. 작년에 봤던 한인현지인 분들이 정말 신기하게도 나를 알아봐줬다.

 

"어디서 본거 같은데 작년에 오지 않으셨나요? "

 

기억해주시니 감사할 따름! 정말 고마웠던 핫스프링스파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지갑과 여권이 어디에도 안 보이는 것이다.

 

아니 젠장 도대체 지갑이 어디간 거지?

 

 

정말 최악인 것은 여권은 물론 모든 여비를 그 지갑에 한번에 넣어놓은 실수를 한 것이었다.

엄마는 단숨에 다리에 모든 힘을 잃고 신경쇠약마냥 의자에 머리를 잡고 앉으셨다.

난 정말 여행 첫날부터 모든걸 망칠 수 없다는 심경에 기억을 최대한 더듬고 동선을 따라 가보기로 했다.

 

 

 

 

 

 

하늘이 도왔다! 지갑은 호텔로비 정수기 옆에 놓여있었다.

목이 마른 나머지 물을 마시면서 그 옆에 무의식적으로 놔둔 것이었다.

순간 모든 것이 안도가 되면서, 되돌아 갔을 때 어머니와 핫스프링 스파 사장님께서는

정말 기뻐하시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셨다. 자신의 일처럼 걱정해주셔서 고마웠다.

 

 

 

 

 

여러모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시설도 장소도 서비스도 더 쾌적해졌다.

씻고 나오니 현지 시각으로 6시 정도 되었던 것 같다.

나름 장시간비행에 피곤했는지 엄마도 생각보다 꽤 깊은 잠을 주무셨고

일어나보니 11시가 거의 다되었다. 그렇게 우리의 일정은 시작되었다.

 

 

 

 

 

작년에서 처럼 같은 분께서 리프호텔로 데려다 주셨다

 

작년의 기억이 오버랩 되고 정말 신기했다. 그분도 나를 기억하셨다.

저번에 친구분이랑 같이 오셨던 거 기억이 난다고

그것으로 엄마도 무척 신기해 했던 게 기억난다. 자가용안에서 훅 하고 지나치는

타무닝 즉 투몬비치의 전경은 꽤 볼만하다. 번화한 휴양지 느낌 다시 1년만에 보니 너무 반가웠다.

 

 

 

 

다행히 얼리 체크인 서비스를 받고 호텔에

짐만 내려놓으려 했으나, 멋진 바다의 전경에 넋을 놓았다.

엄마도 탁 트인 태평양 한가운데의 전경을 좋아하셨다.

엄마는 장시간 비행과 더불어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해 몹시

배가 고픈 상태라서 극도로 예민해졌다. 컵라면이 몸에서 잘 안받으시는 엄마는 아침에 드신 것이 시원찮았다.

한국식 특유의 담백한 쌀밥으로 된 식단이 필요했다.

얼른 체크인을 하고 식당을 두리번 거리던 중 일본식 음식점이 눈에 띄었다.

 

 

 

 

 

오케이 여기서 먹는 걸로

나는 여기서 카레, 엄마는 소불고기 덮밥 같은 것을 드셨다.

야규동이었나. 상당히 양이 푸짐했다. 열대에서 만나는 일본식 음식점은 참 묘하다.

시장한기를 달래고 엄마는 투몬 한 바퀴를 쭉 돌아보기를 원하셨다.

 

 

 

 

당시 한국은 기분 나쁜 습한 더위로 한반도 전체가 고통을 겪고 있었다.

94년 이후 최악의 더위라고 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늘에선 건조한 괌의 더위와

주변에 만발한 열대 꽃들이 우리 둘을 기분 좋게 만들어줬다.

 

 

 

 

 

같은 하늘아래 다른 채도와 다른 모습을 한 식물들이

한껏 위용을 자랑하고, 예전부터 이러한 열대의 땅들은

숱한 예술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어왔다.

폴고갱의 경우 타히티에서 자신의 화풍을 완성했고

작가 이외에도 열대 특유의 느긋한 분위기는 수많은 새로운 커플

결혼을 막 마친 신혼부부들에게 달콤한 휴식을 제공하는 장소가 되어왔다.

나는 천국의 전경을 빌린듯한 열대도시를 좋아해왔다.

 

 

 

 

 

 

엄마는 이 투몬타운을 한 바퀴 둘러보고 싶어했다.

분명히 일정을 넉넉하게 잡은 것 같은데

생각보다 시간은 빨리 흘러갔고, 저녁을 예약한 선셋 바비큐 시간이 다 와갔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빌라봉 샵을 무척 기대했다.

사실 느긋하게 구경하고 이곳 저곳을 발 닿는 만큼 둘러보는 것은 자유여행의 특권이다.

엄마는 늘 패키지 여행만을 해왔기에 이런 여유가 생소했으리라.

 

 

 

 

 

 

 

SUN SET BBQ

 

 

 

SUN SET

 

 

BEACH TUMON

 

확실히 작년에 와본 것이 도움이 되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거의 정확하게 알고 있었으니깐

해질녘 석양을 바라보며 저녁을 먹기를 기대했지만 구름 낀 날씨에

약간의 태양빛이 지는 것을 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선셋 바비큐는 가성비가 썩 괜찮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바다 바로 옆에서 저녁을 먹는 것은

흔한 것은 아니기에 분위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신기하게도 작년에 본듯한 직원들이 여전히 서빙을 하고 있었다.

 

 

 

 

 

NIGHT SCENE OF TUMON

 

 

 

NIGHT SCENE OF TUMON

 

 

추억 속을 헤집고 저녁의 투몬 타운을 한 바퀴 구경했다.

선선한 여름바람의 공기 여름치고 축축하지 않은 공기

열대 특유의 느낌과 어우러져서 아늑하고 느긋한 느낌을 선사한다.

밤은 바다를 볼 수 없지만 몰 근처는 조명 덕분에 제법 괜찮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호텔 수영장에서 놀다보니

거의 다 일본인 한국인이 전부인 리조트에서

현지인인 것 처럼 보이는 무리들이 놀고있었다.

어떨결에 말을 섞다보니 그 중 한명은 콜롬비아에서 왔고

세계일주 중이다가 괌의 매력에 빠져 3개월째 머무르는 중 이라고 했다.

같이 놀러가자고 제안하던데 어머니가 계시기 때문에 따라갈 수 없었다.

만약 따라갔다면 예전의 타이페이의 악몽을 재현했을 터

 

 

 

 

리조트에서 바라본 괌의 밤바다

 

 

 

 

리조트의 밤 바다를 보면서

트로피컬 맥주를 마시는것만으로 만족했다.

 

 

 

 

 

MOON LIGHT ON THE OCEAN

 

 

리조트 발코니에는 드넓은 바다 위에 신묘한 월광이 비추고 있었고

나는 그것을 한참 바라봤다.

2014년의 사이판이 선사한 밤바다가 떠올랐다.

그때의 그 신비로운 바다는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밤의 바다에 영감을 얻은 전설들이 떠올랐다.

 

 

 

 

 

 

 

가볍게 럼주를 마셨고

다음날의 일정들을 잔뜩 기대하면서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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