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17. 12:23ㆍ2018/18 엄마와 괌
괌을 통해 느긋하고 행복한 시간을 배우기
Guam with Mom VOL.2
엄마와 아들이 함께 떠난 괌 VOL.3
아침엔 투몬 앞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게 되었는데,
작년엔 리프호텔의 앞바다에선 시간이 부족해 제대로 즐기지 못했을뿐더러,
힐튼 호텔 앞바다에서는 억수 같은 폭우와 더불어 아이폰이 익사했다.
심지어는 산호에 정강이가 긁히기 까지 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는 정말 수많은 물고기들을 볼 수 있었고 아무리 멀리 가더라도
깊어지지는 않았어서, 마음껏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속이 좋지 않은 엄마는 슈퍼에서 오뚜기 전복 죽을 드셨고 이날은 렌터카로 근처에 갈 수 있을만한
관광지를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닛산의 아담한 자동차를 몰고 다녔는데 엄마가 참 좋아했었다.
다시 찾은 사랑의 절벽
엄마는 두 원주민의 전설을 좋아했다.
사랑의 절벽은 가공된 전설일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전경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게 좋았다. 어쩌면 패러세일링으로 본 하늘의 바다 보다 아름다운 바다를
천천히 볼 수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지.
시원하면서도 아찔한 바다의 모습을 보면서
탁 트인 모습의 괌의 한 쪽 면을 관람할 수가 있었다.
괌은 어렸을 적 기억 속 90년대 팜플렛 등의 휴양지 이미지 혹은
노래방 배경화면의 휴양지 이미지를 제대로 가지고 있는 듯 했다.
아마도 캘리포니아 혹은 하와이만큼 발전되어 있지 않아서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기념품 샵에서 간단히 둘러보고 빅토리아라는 이름의 아티스트 엽서를 구매했다.
괌의 정서를 수채화로 잘 표현한 작가로 다음 번엔 종류별로 엽서를 구매 하고 싶다.
위층 오두막에는 식당이 있었는데, 전경이 탁 트인 것이 아주 멋졌다. 게다가
지붕이 정오의 햇살을 막아주는데다,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주니 무척 상쾌했다.
엄마는 다녀와서도 이 식당과 사랑의 절벽 전경이 가장 좋았던 것들 중 하나로 꼽았다.
다행히도 음료만 주문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 식당의 직원들이 오늘이 바로 괌의 독립기념일이라 하갓냐에서의 파티가 있을 것이라고
가보는 것을 추천했다. 나와 엄마는 이윽고 하갓냐로 가볼 채비를 했다.
괌의 정치행정 중심 하갓냐에 도착했다.
가게가 많지 않고 퍼레이드는 끝이 났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이런저런 곳들을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박물관 같은 곳에서 무료 티켓을 받았다.
괌의 역사 같은 것들을 관람할 수 있었는데
괌또한 태평양전쟁에서 제국주의 일본으로 고통 받은 역사가 있었다.
그리고 그 일본군에 대항하여 연합군과 함께 승리를 기념한 그날이 광복절이라고 했다.
괌의 전설을 보여주는 영상을 상영 중이었는데 놀랍게도 한국어 자막도 함께 나왔다.
여길 알고 관람하는 한국인은 거의 없을 텐데 말이다.
죽으로 점심을 해결한 엄마가 당이 급격히 떨어져서 배고픔을 호소했다.
근처에 식당이라곤 다 문닫은 광복절에 이 스무디 푸드트럭은 엄마에게 오아시스나 다름 없었다.
그 기다리는 중에 중학생 현지인이 있었는데, 짧은 대화를 나눴다.
하갓냐 마을 이곳 저곳을 엄마와 함께 둘러봤다.
길에서 만난 현지인들은 우리를 반갑게 맞아줬다.
가족들은 바다에 살면서 바다 근처에서 많은 것들을 하는 듯 보였다.
이들은 아마 바다를 떠나서 살면 적응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현지인 중 한 분이 사진을 찍어주셨다.
이날 차모로 빌리지에는 축제 준비가 한창이었다
당췌 고기류들이 부담스러운 엄마를 위해
한식당으로 저녁을 해결하려 했으나, 문은 굳게 닫혀있어 차선으로
일본식 식당으로 향했다. 내가 참 좋아하는 야끼소바가 있어 반가웠다.
옆 자리에 로컬 부부와 갓난 딸이 있었는데,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그 부부에게 엄마가 이것저것을 물어보길 원했다. 귀찮을 법도 한데,
성의껏 밝은 표정으로 우리 모자를 대해줘 고마웠다.
첫날 리프 호텔의 수영장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던 데이빗과
그 친구들 중에 제이라는 현지인이 있었다. 그는 나에게 괌 독립 기념일 페스티벌에 갈 것을
제안했는데, 단연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마침 일정이 마무리되어 제이의 차를 타고
하갓냐의 밤을 구경하러 갈 수 있었다.
차모르 빌리지 옆에 과연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다.
수많은 현지인들이 광장을 에워싸고 있었고 나름대로의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가족 단위의 현지인들이 정말 많았는데, 그 중에 드물게도 한국인들도 구경을 하고 있었다.
페스티발을 대강 구경하고 나서
첫날 데이빗이 추천한 비치바에 들르게 되었다.
제이도 이 바를 참 좋아했는데, 과연 운치도 있고 멋진 월광과 바닷바람 파도소리 등
아주 운치 있는 괌의 바다를 보며 마시는 맥주는 깊은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나는 바다를 끼고 살면서도, 심지어 바다를 낀 나라를 놀러 간 적이 있으면서도
이렇게 고요하고 운치 있는 바다를 옆에 끼고 맥주를 마셔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제이는 몇 가지 괌의 맛집을 알려주었고, 꽤나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자주 괌에 놀러올 것을 권했다. 제이는 나를
호텔까지 픽업해줬고 덕분에 무사히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온통 일본인 한국인이 점령한 듯한 괌에서 현지인과 함께 놀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못했는데
아주 특별한 기억을 쌓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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